어린 나이에 가족을 돌보는 일명 ‘영케어러’가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하고, 대학 진학률도 일반 청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가족돌봄청년의 실태와 미충족 의료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가족돌봄청년은 가족을 돌보지 않는 청년에 비해 미충족 의료를 경험할 가능성이 최대 4.9배에 달했다. 부모 등 가족을 돌봐야 하는 환경 탓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해 19∼34세 1만4966명을 가족돌봄청년인 집단과 아닌 집단으로 나눈 뒤 이들의 인구학적 특성과 미충족 의료 경험 가능성 등을 비교·분석했다. 전체 1만4966명 중 가족돌봄청년은 82명으로, 남성이 32명이며 여성은 50명이다. 이들 중 34명(41.46%)이 19∼24세였으며, 취업자는 57명(69.51%)이다.
가족돌봄청년은 대학 진학률이 현저히 낮았다.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인 경우가 가족돌봄청년은 30.49%에 달했다. 일반 청년(13.83%)보다 17%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으로 대학에 가지 못했다. 연구팀은 “가족돌봄청년은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고등학교 이하에 해당하는 비율이 높고 대학교에 재학하거나 자퇴한 비율은 낮았다”며 “가족돌봄청년 중 학업에 큰 어려움을 느끼며 진학을 포기한 청년이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가족돌봄청년의 46.4%는 최근 1년간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나, 일반 청년은 32.46%에 그쳤다.